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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사무처 직원 인사권 독립시켜야”

입력 | 2017-04-12 03:00:00

[지방의회 26년… 권한-기능 업그레이드하자]<하>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의원 교육연수 연차별로 시행… 연구단체 활성화 위해 지원 확대




10일 만난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시민의 일상생활을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지방의회는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방의회가 자신의 존재감을 가장 두드러지게 알린 것은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전면 무상급식’ 갈등이었다. 오 전 시장은 시의회의 전면 무상급식안과 시의 순차적 단계적 무상급식안을 주민투표에 부쳐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그해 8월 실시한 주민투표 최종 투표율은 25.7%. 개표 기준(전체 투표의 33.3%)을 채우지 못해 투표함도 열지 못했다. 오 전 시장은 이틀 뒤 시장직을 내놨다.

당시 서울시의회 부의장이던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60)은 10일 “무상급식뿐만 아니라 누리과정 문제에서도 시의회의 역할과 영향력은 많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급보좌관을 달라고 요구한다.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서울이나 경기 지역이라도 우선적으로 시범 실시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국민 5000만 명을 위한 의정 활동을 위해 의원당 9명이 보좌한다. 반면 서울, 경기 주민 2000만 명을 위해 일하는 지방의원은 한 명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 서울시 예산이 40조 원인데 106명 서울시의원이 제대로 감시한다면 세금을 절감하는 효과가 더 크다.”

―자치입법권을 더 달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연방국가도 아니지 않나.

“서민의 고민을 실질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 것은 지방의회다. 도시가스 요금을 카드로도 낼 수 있게 하고, 공공체육시설의 대관료를 낮춘 것은 국회가 아니라 시의회다.”

―지방의회 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을 왜 독립시켜야 하나.

“시의회에서 일하는 직원은 서울시장이 인사권을 갖는다. 서울시의회의 역할이 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인데 이들은 순환근무 때문에 집행부로 돌아간다. 시의회가 독립적인 인사권을 가져야 진정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있다.”

―지방의원 ‘개인기’보다 의회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는데….

“서울시의회는 올해 초 시민권익담당관을 신설했다. 의원들 개인에게 민원을 제기하지 않아도 시민들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불편을 호소할 수 있도록 하는 부서다. 지난해 여러 경로로 접수된 민원 446건도 데이터베이스화했다. 도시계획, 복지, 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민원을 분석하고 이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지방의원 자질 문제는 여전히 거론된다.

“결국 시민의 생활을 긍정적으로 바꿔 놓는 조례와 의정 활동을 통해 지방의회가 더욱 신뢰를 쌓아야 한다. 9대 후반기 서울시의회는 의원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의원과 공무원이 ‘의회 역량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원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의원 교육연수 조례를 개정해 연차별로 연수를 시키고, 의원 연구단체 활성화를 위해 지원금을 늘릴 계획이다.”

―지방분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시의원, 외부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지방분권TF’를 구성했다. 전문 인력 확보, 의회 인사권 독립, 자치 조직권 강화, 자치 입법권 강화, 예산 편성 자율화 등 7대 과제를 선정해 대선 후보들에게 질의서를 전달했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권력 집중의 폐해를 막기 위해 지방분권은 꼭 필요하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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