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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우병우 혐의, 범죄성립 다툴 여지 있다”

입력 | 2017-04-12 03:00:00

두 번째 영장심사도 기각… 檢, 알선수재 혐의 고영태 체포




우병우 구속영장 또 기각 법원이 12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구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또다시 기각했다. 법원은 2월에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전날 오후 5시 40분경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인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가는 차량에 탑승하는 우 전 수석.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을 묵인하고 은폐한 혐의(직무유기) 등으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또다시 기각됐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6기)는 12일 0시 12분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하지 않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우 전 수석은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이어 특수본이 청구한 구속영장도 피했다.


우 전 수석은 A4용지 2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30분가량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재판부가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근거해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특수본은 “민정수석실이 국정 농단 사태를 초기에 잡아낼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우 전 수석의 적극적인 묵인 및 은폐 때문에 사건이 커졌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1일 진행된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 7시간 동안 이어졌다. 우 전 수석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 내 유치시설에서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을 기다리다가 기각 소식이 알려진 직후 귀가했다.

한편 특수본은 전 더블루케이 이사 고영태 씨(41)를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이날 체포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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