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인권 상황과 화학무기 사용 등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핵심 이슈로 집중 협의된 데 이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히 경고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 11일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의는 “북한 문제가 국제사회의 최우선(top priority) 의제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인도에 반하는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 수준의 북한 인권 상황 △강제노동(forced labor)에 준하는 북한 해외노동자 착취 등에 대한 우려도 담겼다.
또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G7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이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하여 전적인 지지를 표명한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이 사건을 다룰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가 지속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을 독려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명으로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언급이 관련 국제기구와 유엔 안보리를 통해 책임규명 문제를 다루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성명 채택 직후 “(성명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성명에 대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규범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며 “북한이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에 가장 심각한 도전이자 규범 파괴자라는 최근 국제사회에서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