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뭘 해도 잘 안 풀리는 삼성이 결국 ‘이승엽 4번타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종전까지 4번타자를 치던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는 7번으로 내리면서 타순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12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이날 타순을 조정한 사실을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4번타자 교체다. 러프의 슬럼프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믿고 기다리던 김 감독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러프는 시즌 개막 후 줄곧 4번타자로 선발출장했지만 11일 대구 한화전까지 33타수 3안타로 타율이 1할에도 미치지 못하고 0.091에 머물렀다. 3안타 중 홈런은 2방 포함됐지만, 거꾸로 말하면 ‘모 아니면 도’ 식의 타격이 이뤄졌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기회를 주며 기다려왔지만 결국 개막 후 10경기 만에 4번타자 자리에 손을 대기에 이르렀다.
김 감독은 “러프는 경기 전 훈련할 때 보면 기술적으로는 괜찮다.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 결과가 안 나오다보니 심리적으로 조금 쫓기는 듯하다. 실전에서 타이밍이 안 맞는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적응하는 과정인데 자신이 생각했던 볼이 몇 개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장면도 종종 나온다”면서 “타순은 매일 고민인데, 러프가 좀 더 편한 타순에서 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해서 7번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삼성 러프. 스포츠동아DB
그러면서 결국 4번 자리에 이승엽 카드를 선택했다. 사실 이승엽도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11일까지 타율이 0.235(34타수 8안타)에 1홈런 4타점. 그러나 11일 한화전에서 모처럼 안타 2개를 때리며 감을 찾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과정과 타구 질이 좋았다. 5회 3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고르고,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 2루타를 쳤다. 그리고 8회 5번째 타석에서 펜스 상단을 때리는 우중간 3루타를 날렸다.
이승엽이 자리 잡았던 5번 자리에는 타격감이 좋은 포수 이지영이 들어섰고, 부진에 빠진 이원석은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시즌 초반 흔들리는 김한수호가 이승엽 4번타자 카드로 돌파구를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