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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이방인이 사랑하는 ‘DMZ 이끼’

입력 | 2017-04-13 03:00:00


ⓒ김태동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 중인 네덜란드 시각아티스트 멜빈 모티의 ‘이끼정원에 관한 연구’(사진)는 비무장지대(DMZ)의 이끼를 가로세로 각 60cm의 모판에 키우는 작품이다.

그는 지난해 DMZ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끼 수집가’를 자처하는 그는 DMZ 땅굴에서 이끼가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끼는 비슷해 보이지만 종류는 2만 종 가까이 된다. 모티는 지금까지 DMZ에서 4개 정도의 종을 찾아냈다. 그는 땅굴 속 이끼를 땅굴 밖에서 키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전시장 바깥에 ‘이끼정원’을 만들겠다는 게 향후 그의 계획이다.

다른 곳도 아닌 DMZ 이끼에 노심초사하는 이방인을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다. 그 이끼들이 서울 한가운데서도 잘 자리 잡기를, 그의 소망처럼 DMZ의 안과 밖에 ‘관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