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맴도는 돈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증시 주변 자금은 107조24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00억 원 정도 늘었습니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놓은 예탁금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투자를 하려고 묻어놓은 돈을 말합니다. 주식에 투자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아 일단 현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으면서 기회를 보는 겁니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나라 안팎은 뒤숭숭하니 선뜻 주식 투자에 나서기가 꺼려진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국가대표’ 주식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코스피도 박스권(1800~2200) 탈출을 시도하지만 투자자들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입니다. 최근 대북 리스크가 커진 점도 걸림돌로 보입니다.
부동 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에 반갑지 않은 일입니다. 기업에는 돈줄이 막히고, 갈 곳 없이 방황하는 돈에 금융시장은 흔들립니다.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이 20여 일 뒤에 들어설 새 정부의 1순위 정책이 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