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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는 잊어라” 美, 日에 ‘양자 무역협정’ 요구…트럼프의 이중전략?

입력 | 2017-04-13 16:07:00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잊어라.’

미국이 18일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 경제대화의 사전협의에서 일본에 양자 무역협정 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다자 협정’ 대신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양자협정’을 일본과 맺겠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주 미국 측에서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영자 무역협상을 경제대화의 의제로 삼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북한에 맞서 안보 협력을 긴밀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경제 분야에서는 일본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아직 TPP에 미련을 가진 일본은 미국에 ‘양자협정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도 내부적으로는 양자협정 협상에 나서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일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아직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협상이 시작되면 자동차와 쇠고기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의 판매를 어렵게 한다”며 비판했다. 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는 지난 달 “농업시장 개방의 첫 번째 목표는 일본”이라고 공언했다.

일본 측은 미국이 자동차와 쇠고기 등의 분야에서 TPP 수준 이상의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18일 경제대화에는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일본 측에서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이 나선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