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시장중심 新구조조정안 발표 올해말까지 2조원 우선 조성… 규모 작아 중견기업들이 대상될듯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5년간 8조 원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가 조성된다. 최근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에서 국책은행과 채권은행 주도 방식의 한계가 드러나자, 정부가 사모펀드(PEF)를 활용하는 보완책을 내놓은 것이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한 기업에 대한 헐값 매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준거 가격’도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으로 시장 중심 구조조정을 활성화하는 ‘신기업구조조정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8조 원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가 하반기 조성된다. 이 펀드는 정책금융기관과 연기금,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시중은행 등이 4조 원을 출자한 모(母)펀드와 민간 운용사들이 구성하는 자(子)펀드(기업재무안정 PEF)로 구성된다.
다만 펀드의 규모가 작아 대우조선과 같은 부실 대기업을 인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1차적으로 중견기업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을 제때 매각하고 헐값 매각 시비를 피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된다. 은행은 기업을 높은 가격에 팔고 싶어 하고, PEF는 낮은 가격에 사고 싶어 해 매각이 무산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양측이 가격에 이견을 보이는 경우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가 산출한 ‘준거가격’을 참고하도록 했다. 준거가격에 근거해 채권을 매각하면 담당자에게 면책 근거를 마련해 준다는 계획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