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힐만 감독. 스포츠동아DB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사상 최초로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에서 프로야구 감독을 역임했다. 야구에서 프로로서 가장 뛰어난 3개국 리그를 모두 경험한 그를 통해 종종 세 나라의 야구 문화부터 사령탑으로서의 생활에 대해 들을 수 있다. 힐만 감독이 타온 차도 궁금했다. 한국은 대개 구단에서 고급 대형 세단을 제공하는데,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의 경우는 어떨까. 힐만은 구단에서 제공한 차를 직접 운전까지 한다. 현재 SK에서는 최신형 세단인 그랜저 IG를 제공한 상태다.
● 일본에선 가족과 함께 SUV, 미국에선 일본차 제공
그에게 일본과 미국에서 어떤 차를 탔는지 물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MLB와 NPB 모두 감독들에게 차량을 제공하고 있었다. 니혼햄(2003~2007) 시절 힐만은 구단에서 지원받은 볼보사의 SUV 차량을 탔다. 일본에서 힐만은 차를 선택하지 않았다. 구단 측에서 고른 차를 탔다. 가족이 함께 와있는 걸 배려해 SUV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가족이 모두 일본에 와 있었고, 아들과 딸이 모두 학생이었기에 아내가 차를 몰 일이 많았다.
캔자스시티 감독 시절 힐만.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쉽지 않은 한국에서의 운전, 버스타고 다녀온 경복궁
힐만은 종종 SK가 제공한 차를 타고 송도에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으로 출근한다.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통역을 맡고 있는 최홍성 매니저가 운전을 했지만, 이후 힐만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사실 영어로 된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설치해줬지만, 지리에 어두워 가까운 거리 외에는 잘 나가지 않는다고.
한국에서의 운전에 고충도 많다. 최근 힐만이 운전을 하기 시작한 뒤, 걱정이 많아졌다는 후문. 구단 관계자는 “직접 차를 운전하실 때도 있지만, 지하철을 타고 야구장에 나오시기도 한다. 퇴근하실 땐 다시 지하철을 타시거나, 데이브 존 투수코치의 차를 함께 타고 가시곤 한다”고 설명했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개막을 앞두고 입국한 힐만의 부인, 마리 여사는 차를 끌고 나갔다 곧장 포기하고 말았다. 그날 이후로 힐만의 아내는 “한국 택시들이 너무 무섭다”며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