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동아일보에 집권구상 밝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지난해 4·13총선에서 다당제를 만들어준 것처럼 국민의 집단지성이 이번 대선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13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청와대 조직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 후보는 “어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스태프(staff) 조직이 있고 라인(line) 조직이 있다. 그 둘은 완전히 다른 건데 스태프가 라인 위에서 좌지우지하면 그 조직은 안 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 청와대 참모진이 정부 부처를 지휘하는 현행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또 “비서동으로 (대통령) 집무 공간을 옮겨 가야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이 국민의 승인을 받으면 (청와대는) 행정수도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크게 바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고 국가는 리더십 공백이 너무 오래돼서 이미 입은 대미지(상처)를 복구하는 데만도 굉장히 할 일이 많다”며 “외교 안보 위기 상황까지 겹쳐 지금은 정부조직을 바꾸는 것을 최소화하고 바로 일하는 데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교육부를 폐지하고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만드는 정도가 있다”며 “(그 외에) 한 부처 정도 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 폐지냐’고 재차 묻자 안 후보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총리 후보에 대해 ‘염두에 둔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당을 넘나들어 자격 있는 분 여럿 있다”면서도 “선거 전에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내각 구성 때) 오픈캐비닛을 할 거다. 상대방 캠프 사람이라도 최고 전문가면 등용하겠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래 일문일답을 동반한 기자회견을 한 달에 1.72번꼴로 했다. 자주 만나고, 자주 이야기하겠다”며 소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집권 후 국내적인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제일 급한 건 안보와 외교 문제다. 국가 내 사회구조개혁 중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경유착 근절이고, 미래 과제는 교육이다. 국가가 위기에 빠졌을 때 핀란드도 그랬는데 교육을 제대로 개혁해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지금까지 교육을 사실상 버려뒀다. 그래서 계속 제대로 된 창의교육이 안 생겼는데, 이거 꼭 바꿀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당장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나.
“중국에 적극적인 북핵 문제 해결을 요청해야 한다. 많은 키를 중국이 쥐고 있다. 취임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미국 특사로 파견해 먼저 미국과의 국가 간 관계 정지작업을 시키고, 하루빨리 한미정상 회담을 해야 한다. 저는 와튼스쿨 동문이고 비즈니스맨이라 어떻게 풀지 감이 있다.”(‘백악관에 와튼스쿨 동문 출신 핫라인이 실제 있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웃으며 답변을 피했다.)
안 후보는 50% 이상 득표를 강조하며 “정치인이 종합평가를 받는 게 선거 아니냐”라며 “다른 후보하고 비교표 한번 만들어 봐라, 어떤 결과 나오는지…”라며 “이번 대선은 인물과 정책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치른 지역구(서울 노원병) 선거 두 번, 당 대표로 지휘한 지난해 총선과 2014년 6·4 지방선거 및 7·30 재·보궐선거를 거론하며 “(7·30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1석 뺏긴 것 말고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의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정치’라고 깎아내렸다.
―지지율이 거의 수직으로 급상승했다. 그런데 그 지지율이 현재는 문 후보처럼 ‘다져진 지지’는 아닌 거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물려받은 지지?(하하하)”
―안 후보에 대한 지지가 투표장까지 이어지지 않을 지지라는 평가가 있다. 문 후보에 대한 반사이익이랄까.
“나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나선 게 아니라 내가 가진 비전과 리더십, 정책이 낫다고 생각해 나선 것이다.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연대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정치공학적 연대도 반대한다. 저는 끊임없이 제가 가진 리더십으로, 그리고 비전으로 평가받겠다.”
민주당이 연일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씨가 KAIST와 서울대 교수로 채용될 당시 안 후보와 함께 ‘1+1’로 특혜 채용된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묻자 안 후보의 목소리 톤이 조금 올라갔다. 안 후보는 “서울대에서도 모든 것을 다 (2012년) 국정감사로 설명을 했다”며 “자꾸 정책토론 하자고 하니까 네거티브 뒤로 숨고, 또 (재산과 관련해) 내 딸은 이제 다 공개하지 않았느냐. 그것도(문 후보 아들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 공개 안 하면서 저러는 것이다. 다른 걸로 덮으려고…”라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