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지금 농가에서는 볍씨를 담가 못자리를 만들고 겨우내 지력을 높인 논갈이와 약해진 논두렁 보수가 한창이다. 여기에 퇴비를 섞어 흙을 고른 후 이랑에 모종하는 밭농사로 분주하다. 손이 많이 가는 과실나무의 수분 작업과 꽃 솎기도 이즈음의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아는 어느 농업인은 이 시기엔 없던 힘도 생겨난다고 말한다. 농업인으로서 갖는 사명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리라.
농업인이 바빠지면 덩달아 농협도 바쁘다. 조합원들에게 비료와 농약을 공급하고 맞춤형 농자재를 보급하는 한편, 영농 차량 무상 점검과 농기계 수리 등 한 해 농사의 시작을 함께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협은 이맘때부터 농업인들의 영농 의욕을 북돋워 주기 위해 농촌 일손 돕기를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14일 열리는 ‘범농협 전국 동시 영농 지원 발대식’도 그 일환이다.
영농철은 행락철과 겹쳐 있어 어느 때보다 농업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 도시민들의 일손 돕기 자원봉사가 크게 늘었으면 한다. 농촌 현장을 찾아 농업인과 함께하다 보면 상호 공감을 통해 농업인에게는 질 좋은 먹거리 생산이라는 소명 의식을, 도시민들에게는 노동의 신성함과 생명 순환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남다른 경험을 안겨 줄 것이다.
아울러 농협의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도농 교류가 농촌 일손 돕기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를 잡고, 전 국민을 하나로 잇는 국민실천운동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도시와 농촌은 따로 떼어 낼 수 없는 관계이고, 농촌은 우리 모두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농협은 영농철을 맞아 농업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면서 농가 소득 5000만 원 달성을 위해 모든 인적·물적 역량을 총동원해 영농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