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동욱-김주형-김주찬-김민식(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KIA 타이거즈
올 시즌 KIA는 ‘상전벽해’라고 부를 만한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다. 시즌 초반 내야의 중심인 안치홍과 이범호 없이 출발했음에도 야수진에 빈틈은 보이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 부임 3년차, 어느새 김 감독이 원하던 그림에 가깝게 선수단이 성장했다.
안치홍이 시범경기 때 입은 옆구리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이범호는 아직도 함평 재활군에 머무르고 있다. KIA가 이범호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현재 1군에서 공백을 크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대비해 서두르지 않고 완전한 몸 상태가 됐을 때 이범호를 복귀시킬 계획이다.
KIA 주축 선수들 중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범호의 빈 자리인 3루는 김주형이 메우고 있다. 안치홍의 공백은 서동욱이 커버했다. 2명 모두 1루와 함께 해당 포지션은 겸업하고 있다.
그동안 1루를 채운 건 김주찬이다. 외야수인 김주찬은 내야수 출신으로 과거에도 1루수로 수준급 수비력을 보여줬다. 최형우와 로저 버나디나, 김주찬으로 구성된 외야진에서 김주찬이 1루수로 갈 때는 SK와의 4대4 트레이드 이전엔 노수광이, 이후엔 이적생 이명기가 외야 한 자리를 채우고 있다.
트레이드로 취약점이던 포수 자리에 수준급 캐처 김민식을 보강하면서 유격수 김선빈의 백업 정도를 제외하고, 전 포지션에 ‘플랜B’가 마련돼 있다. 김기태 감독은 14일 광주 넥센전을 앞두고도 “(김)민식이는 포수 수비나 송구가 좋다. 어젠 타점도 올리고 기습번트도 대면서 타석에서도 잘해주고 있다. (한)승택이와 둘이 잘 할 것이다. (이)명기도 어제 어려운 타구를 잡아줬다”며 트레이드된 야수 2명을 언급했다.
새로 KIA 유니폼을 입은 야수 둘 덕분에 좀더 편한 선수단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김민식은 트레이드 후 주전급으로 도약해 기존의 한승택과 안방을 나눠맡고 있다. 이명기는 현재 페이스가 떨어진 야수들의 회복을 돕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서)동욱이가 조금 컨디션이 떨어져있어 명기가 먼저 나간다. 어제 (김)주찬이도 조금 불편한 데가 있었는데 명기가 나가 잘해줬다”며 웃었다.
이렇게 선수들 사이 ‘로테이션’이 원활한 건 장기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 감독도 “시즌은 진짜 체력 싸움이다. 서로서로 이렇게 도와줘야 한다”며 관리와 함께 긴 시즌을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