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4월은 주변이 원색으로 넘쳐난다. 갓 튀겨 나온 팝콘에 분홍 물감을 물들인 것 같은 왕벚꽃나무 색, 제주 어디든 어김없이 있는 유채꽃의 샛노란색, 이삭이 점점 익어가며 제주 바람에 하늘거리는 청보리의 진녹색 등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의 원색들이 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여기저기를 물들이고 있다.
자동차 유리창 밖으로 지나가는 원색의 바람이 흩날리면 자연스레 손을 내밀고 바람을 손끝으로 만지게 된다. 이 작은 움직임에 느끼는 행복감과 여유로움에 가끔 가슴이 설레기도 하며, 아직까지 제주에 살고 있음을 행운으로 여기기도 한다.
요즘 들어 제주의 천연 색상 풍경을 보고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동안 도시에서 예쁜 걸 보고도 예쁜지 모르고, 좋은 걸 알면서도 좋다고 못 하고, 행복한 것을 행복인지 인지하지 못했는데, 작은 예쁨에, 사소한 행복에, 별스럽지 않은 좋음에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제주의 봄 4월!
내가 이주하길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시기다. 지금 시기에 제주에 와보지 못한 분들에게 제주의 눈부신 원색 빛깔과 시원한 바람에 여유를 가져 보라고 권하고 싶다.
―조현일
※필자(42)는 서울, 인천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다 2년 전 제주로 이주해 여행 숙박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