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신형 ICBM
북한이 15일 태양절(김일성 105번째 생일)을 맞아 실시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에서 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전략무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오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2시간 넘게 진행된 열병식 후반부에서 북한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장거리미사일을 등장시켰다. 원형의 대형 발사관에 들어있는 미사일의 구체적인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신형 ICBM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신형 ICBM 추정 미사일의)발사관의 외관이 기존 KN-08이나 KN-14와는 확연히 다르고, TEL도 새로운 종류”라며 “그간 개발에 몰두한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장착한 ICBM급 장거리미사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형만으로 보면 KN-08이나 KN-14 등 기존의 이동식 ICBM과 사거리가 맞먹거나 더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소 사거리가 6000km 이상으로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는 얘기다. 신형 이동식 ICBM에 이어 KN-08이나 KN-14로 추정되는 ICBM 6발도 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북한은 또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이를 지상발사형으로 개량한 ‘북극성-2형’ 중거리미사일(IRBM) 등 다른 전략무기들도 대거 공개했다.
북한이 열병식에 전략무기들을 총동원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거세지는 대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대미(對美) 군사적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스커드와 노동 계열의 단·중거리 미사일까지 총동원했던 과거 열병식과 달리 이번에는 사거리가 2500~1만 km급으로 알려진 중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집중적으로 공개해 이날 행사가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상호군사전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