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원진아. 사진제공|유본컴퍼니
영화계, 박찬욱 감독처럼 신인찾기 열중
‘강철비’ 원진아, ‘옥자’ 안서현 새 얼굴
박찬욱 감독이 발굴한 신예 김태리처럼 새 얼굴을 찾으려는 연출자들의 눈길이 분주하다. 관객에 알려지지 않은 신인으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이자 낯선 얼굴을 통해 감독의 세계를 완성하려는 시도다.
영화 ‘신세계’와 ‘대호’의 박훈정 감독은 올해 여름 촬영을 시작하는 신작 ‘마녀’(가제·제작 영화사금월)에서 신인을 발탁할 계획이다. 영화는 살인병기로 자란 여성의 범죄극이다. 여주인공의 액션이 주를 이루는 작품으로 감독은 이를 소화할 만한 적임자를 찾고 있다.
‘변호인’을 만든 양우석 감독의 차기작 ‘강철비’의 여주인공도 신인이다. 곽도원, 정우성과 함께 영화를 이끄는 주역은 신예 원진아. ‘강철비’는 제작비 100억원 규모 대작인데다 10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연출자의 두 번째 영화인만큼 스타급 여배우들이 참여를 희망했던 작품. 하지만 감독과 제작진은 관객에 생소한 원진아의 이미지가 오히려 더 어울린다고 판단해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봉준호 감독 역시 대작 ‘옥자’ 촬영을 앞두고 여주인공 미자 역을 뽑는 까다로운 오디션으로 10대 연기자 안서현을 발탁했다. 고유한 이미지가 구축된 배우 대신 낯선 매력의 연기자를 발탁해 극중 인물에 최적화한 모습을 연출하겠다는 의도다.
감독들이 찾아낸 신인은 그대로 한국영화에 상당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실제로 김태리는 1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아가씨’로 데뷔한 직후 스포트라이트 속에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다.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주연에 이어 장준환 감독의 ‘1987’ 촬영을 곧 시작한다. 앞서 ‘은교’의 김고은,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도 비슷한 방식으로 주목받아 주연급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16일 “현재 20대 여배우가 필요한 영화 시나리오가 대부분 김태리에게 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걸출한 신인의 등장은 제작진이나 관객에게 선물과 같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