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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중간광고 꼼수?

입력 | 2017-04-17 06:57:00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사진제공|래몽래인


5월 방송 앞두고 30분씩 나눠 방송 예고

SBS가 5월 시작하는 새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한 회 분량을 나눠 방송하며 그 사이 광고를 내보내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이에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금지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BS는 ‘엽기적인 그녀’의 회당 약 70분 분량을 절반으로 쪼개 처음 30여분이 끝나면 광고를 내보낸 뒤 남은 분량을 이어 방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케이블채널이 프로그램 방영 도중 광고를 삽입하는 실제 중간광고와는 형식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이 같은 시도는 현행 규제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에선 금지하는 중간광고 규제를 ‘꼼수’로 피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된다. 1974년 정부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낮방송을 폐지하며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도 금지했다. 올해 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중간광고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진전된 상황은 없다. 각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동안 중간광고 도입을 주장해왔다.

‘엽기적인 그녀’의 방송 분량 분할 방식은 제작단계의 혼선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라마는 당초 20부작으로 기획됐지만 촬영 도중 16부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이미 한 차례 이야기가 수정된 상태에서 30분씩 나눠 방송할 경우 윤효제 작가가 70분에 맞춰 집필한 에피소드는 또 한 번 편집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래 1개였던 엔딩 장면을 2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이야기를 반으로 나눠야 하는 편집의 묘미를 발휘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작가들은 이야기 흐름에 맞춰 집필한다. 한 회를 둘로 나누게 되면 작가의 의도와 달리 이야기가 조각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방식을 본격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방송가의 고민을 드러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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