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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눈]페북과 트위터 성패 가른 차이는?

입력 | 2017-04-17 03:00:00


박명식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트위터의 아성이 깨졌다. 실적 악화와 구조조정을 겪은 트위터는 회사 매각까지 무산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페이스북은 몸집을 불리며 새로운 맹주로 떠오르고 있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과 드론까지 끌어들여 VR 유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변곡점은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융합서비스에 있다. 페이스북은 VR와 드론을 접목한 융합서비스를 내놓은 반면 트위터는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주하는 데 머물다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이베이도 융합서비스 채택 여부에 따른 성패를 보여준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7’의 숨은 승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였다. 인터넷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가전, 반도체, 자동차 등 기존 산업과 클라우드, 인공지능, 드론 등 신사업을 융합시키면서 기업 가치를 1000배 이상 불리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이베이는 간편결제 시스템인 페이팔을 인수했으나 현재는 자회사인 페이팔보다 기업 가치가 작다. 융합에 대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융합서비스 유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융합서비스를 선점한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발전을 거듭하는 반면 그러지 못한 기업은 생존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적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융합적 능력의 성패는 무엇에 의해 좌우될까. 그것은 바로 데이터 양과 품질에 있다. 데이터의 확보가 기술 격차로 이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 먼저 진출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한국은 아쉽게도 이런 변화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발표한 ‘국가별 4차 산업혁명 적응 준비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39개국 중 25위에 랭크됐다. 일본(12위), 대만(16위)보다도 순위가 낮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옛 대한지적공사)가 사명을 변경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공간정보는 위치 기반 빅데이터를 담는 그릇으로 모든 정보의 기본 인프라다. 40년간 국민의 토지재산권 보호와 효율적인 국토 관리를 해온 공사는 2015년 사명을 변경하고 지적 측량을 넘어 공간정보산업으로 업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실제로 공사는 지난해 2월 항공기나 인공위성에서 얻은 영상을 토대로 토지와 건물·시설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LX 국토정보기본도’를 무료로 개방했다. 이처럼 공간정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드론 등과 결합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융합서비스로 진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사회’를 지향한다. 고품질 공간정보가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 사다리가 되길 희망한다. 공사가 지향하는 ‘국토에 가치를 더하는 일’은 융합서비스 발굴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박명식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