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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적자 10곳 구조개선”… ‘마트 전쟁’ 패러다임 바뀌나

입력 | 2017-04-17 03:00:00

외형 확장서 수익성 경쟁 전환 조짐




대형마트 출점 속도가 꺽이고 점포별 수익 개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마트 제공

성장의 벽에 부딪힌 대형마트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먼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점포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이마트의 전략 수정은 2위 홈플러스와 3위 롯데마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가 지난달 31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점의 문을 닫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2012년 개장 후 5년 만이다. 이마트 왕십리점 등 주변의 더 큰 대형 점포에 밀려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 자리에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의 전용 매장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업태 전환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장안점을 포함해 적자 점포 10여 곳에 대한 구조개선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업태를 전환하거나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산 학성점은 아예 유통업을 접고 신세계건설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신세계건설은 해당 부지에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한다.


이마트는 또 최근 경영 이사회에서 경기 하남과 평택의 미개발 부지 2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남 부지는 신세계건설이 560억 원에 매입해 주거용 건물을 포함한 복합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매각 대금은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e커머스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올해 대형마트 신규 출점 없이 점포 ‘다이어트’에 나선 것은 1993년 국내 1호 대형마트인 창동점 개장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이마트를 포함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사는 부지를 선점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경쟁에 치중해왔다. 그러나 이마트가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꿈에 따라 대형마트의 경쟁 국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최근 저성장, 온라인 유통의 부상, 정부 규제 강화, 1인 가구 증가 등 거시 경제 환경의 변화에 직격탄을 맞아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 2인 가구가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8.1% 늘었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1.4% 감소했다.

상생 문제로 출점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했다. 이마트가 매각 계획을 밝힌 경기 평택 소사벌 부지는 지역 소상공인 등의 반대에 부딪혀 설립이 지연돼 왔다. 경북 포항 롯데마트 두호점은 2013년 완공됐지만 4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는 롯데마트의 7번째 대형마트 개설 등록을 불허했다.

대형마트 3사는 차별화로 저성장의 벽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PB 개발에 집중하며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성장률이 높은 트레이더스와 온라인에 투자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마트의 대형마트 1분기(1∼3월) 매출은 1.8% 성장한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27.3%, 온라인 이마트몰은 30.6% 매출이 올랐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점포 차별화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개장한 경기 파주운정점에 키즈카페와 체험학습관, 키덜트 쇼룸 등을 배치하며 남성 및 유아동 특화 공간을 선보였다. 지점에 따라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확대하거나 전진 배치하는 등 매대 구성도 다변화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27일 문을 여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점을 자체 특화매장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점포와 완전히 다른 대형마트가 될 것이다. 얼마나 다른 상품을 파느냐가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