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방한 美부통령, 中 대북 압박에 쐐기 박아야

입력 | 2017-04-17 00:00:00


지난 주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여부를 둘러싸고 한반도 주변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북한은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0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 등 미사일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어제 오전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미사일 1발 발사를 시도했다. 비록 발사 직후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북한은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함의 한반도 해역 진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하는 날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 같은 레드라인은 넘지 않은 채 중거리미사일 발사로 미국에 잽을 날렸으나 이대로 주저앉을 것 같지는 않다. 김정은 집단은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추구해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전략적 목표에서 물러선 바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한 ‘전략적 인내’ 대신 ‘최고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강경한 대북 원칙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중(對中) 경제 압박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단계인 만큼 중국은 북한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스스로가 위험해지는 임계점에 왔음을 알아야 한다.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 환율조작국 지정, 관세 부과를 철회했으나 미국은 향후 중국의 행동을 보고 얼마든지 다시 꺼내들 수 있고, 중국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할 수도 있다. 2차 북핵 위기가 벌어진 2003년 중국이 송유관 폐쇄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것처럼 지금이야말로 북한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야 할 때다.

오늘 펜스 부통령을 만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의 핵 보유 셈법을 바꾸기 위한 공동의 대북 제재·압박 강화 방침을 확인해야 한다. 징벌적 대북 압박 조치는 물론 중국이 북한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