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기소…최순실 “朴 사심있는 분 아냐, 내 과욕으로 불상사”

박근혜 구속기소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가 17일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심 있는 분이 아니다”라며 “내 과욕으로 불상사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강요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이같이 말하며 박 전 대통령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최 씨는 검찰이 ‘대통령 퇴임 이후에 재단을 운영하기 위해 미르·K재단을 설립한 것 아니냐’고 묻자 “대통령은 퇴임 후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사심 있는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 나라에서 뽑은 사람들이 있는데 대통령을 그렇게 모욕적으로 끌고 가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씨는 또한 ‘안종범 전 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플레이그라운드 소개서를 받았다는데, 피고인이 대통령에게 건네줘서 전달된 게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통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며 “대통령과 저를 연결시켜 범죄를 엮으려고 하는데 그러지 마라. 진실한 사안만 물어보라”고 반발했다.

‘대통령도 플레이그라운드가 피고인 회사라는 걸 알아서 도와주려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40년간 대통령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동생분(박지만)도 그런 일에 연루될까 봐 안 하는데 제가 플레이그라운드와 연계돼 있다면 안 했을 것이고, 저도 절대 안 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융성 목적의 재단이 잘 되는지 지켜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확대해석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이 앞에 나서서 그리해달라고 하신 건 아닌데 제가 너무 과욕적, 열정적으로 차은택, 고영태 이런 애들을 너무 많이 불러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다. 정말 사과드린다”며 “제가 대통령에게 정말 잘못된 일을 한 것 같다”고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도움을 줬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준 것까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몇 십 년 세월을 다 얘기할 수 없고 저는 (대통령과의) 의리와 신의를 지키고 그 분을 존경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어려움 겪을 때 항상 곁에 있었다고 했는데 맞느냐’는 질문에는 “마음만은 항상 (함께) 있었다. 검찰에선 계속 (경제) 공동체 식으로 있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그건 생각의 차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제3자뇌물요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 총 18개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적시된 각종 뇌물 혐의액은 총 592억 원에 달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