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치료사 도전에 나선 시각장애인 유경탁, 안희주 씨(왼쪽에서 세 번째, 네 번째)와 이들을 돕는 강원대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 학생들. 인액터스 제공
이들이 만든 디퓨저. 인액터스 제공
시각 대신 후각으로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 1호 아로마테라피스트(향기치료사)에 도전하는 유경탁(25) 안희주 씨(27·여)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강원대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 학생들이 마련한 ‘봄내음 프로젝트’에 참여해 향기치료사를 꿈꾸고 있다. 2014년 인액터스 학생들이 시각장애인의 직업군을 넓혀주기 위해 두 사람에게 제안했다. 유 씨와 안 씨가 이를 수락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향기치료사는 꽃이나 과일 잎 등에서 추출한 천연 오일을 이용해 몸과 마음의 평온을 얻도록 돕는 전문가다. 인액터스 학생들은 시각장애인들이 보통사람보다 후각이 뛰어난 점에 착안해 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들은 앞으로 ITEC(국제테라피시험관리위원회) 자격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약 4개월간의 교육 과정이지만 이들에겐 쉽지 않다. 300만 원에 이르는 수강료도 부담이다. 이들과 인액터스 학생들은 실력 향상과 수강료 마련을 위해 ‘디퓨저(오일을 공기 중에 확산시키는 기구’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 춘천의 한 카페에 납품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유 씨는 “원래 향을 좋아했는데 아로마테라피를 알고 나서 이 일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며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더욱 노력해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조현진 인액터스 회장(경영학과 3학년)은 “어려운 도전이지만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