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7일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 원을 내도록 강요하고 592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 기소된 건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면서 △롯데가 지난해 K스포츠재단에 추가 출연했다 돌려받은 70억 원(제3자 뇌물)과 △SK에 요구했지만 받지 못한 89억 원(제3자 뇌물 요구)을 수뢰 액수에 포함시켰다. 삼성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소유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에 지원한 돈 등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로 판단한 액수를 합하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총액은 592억 원에 달한다.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청와대 문건 등 기밀 유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 지시 △문화체육관광부 등 공무원 부당 인사 등 모두 18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박 전 대통령 사건을 공범인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사건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 배당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은 공판준비 기일을 거친 뒤 5월 9일 대선 이후 열리고, 1심 선고는 늦어도 올 10월까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