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쌈, 마이웨이’ ‘병원선’ ‘노 섹스 앤 더 시티’
취준생·30대 사춘기·비혼족 등 현실 반영
30대의 고민과 아픔을 전면에 내세우는 드라마가 안방극장으로 밀려온다. 현실의 각박함에 연애, 취업(인간관계),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일명 ‘N포세대’의 속내를 들여다봄으로써 30대 시청자의 높은 공감을 목표로 한다. 5월15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7월과 9월에 각각 방송 예정인 MBC ‘병원선’과 ‘노 섹스 앤 더 시티’가 3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나 제작사는 TV 시청 비율이 높은 10∼20대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아이돌 스타를 대거 캐스팅해왔다. 또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사극이나 자극적인 설정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 이로 인해 30대는 주요 시청층에서 비켜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쌈, 마이웨이’와 ‘병원선’ ‘노 섹스 앤 더 시티’가 지금의 30대를 그린다.
‘병원선’은 의사라는 확실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청춘의 가슴을 파헤친다. 1986년생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를 극복하고 진심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다시 태어나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느끼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카르페 디엠’(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의 의미도 되새긴다.
두 드라마가 30대 초반 직업을 정하고 그 안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단계에 집중한다면, ‘노 섹스 앤 더 시티’는 돈과 명예까지 거머쥔 1982년생 30대 ‘비혼’(자신의 의지로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의 삶을 파고든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딸과 부모의 관계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딸과 부모는 가장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사이일 수 있다는 설정으로 접근한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30대는 시청 비율이 높지 않아 이들의 실제 모습을 드라마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이들의 평균적 삶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드라마가 첫 번째로 추구하는 재미가 덜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감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