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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다운] 김기태 ‘리더십’ 숨은 힘·교사 자격증

입력 | 2017-04-20 05:30:00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은 현역시절 ‘보스’로 불렸다. 20대 나이에 쌍방울에서 주장을 맡아 어려운 팀 상황을 함께 이겨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드림팀 캡틴도 김기태였다.

삼성이 현역시절 김기태를 영입한 배경에도 전력상의 경기력뿐 아니라 뛰어난 리더십이었다. 이처럼 김 감독은 한 순간에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매료시키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강렬한 카리스마의 원천이다.

감독이 된 후에 리더십은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선수가 먼저 따르고 우러러 보며 팀 조직력이 극대화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지만 김 감독의 리더십에는 이론적인 배경도 든든하다. 바로 중등교사 자격증이다.

김 감독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 교편을 잡고 교단에 섰던 선생님이었다.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할 때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운동을 하다 다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사범대학으로 진학해 교사 자격증을 따라’는 아버지의 권유대로 체육교육학과를 선택했다.

김 감독은 교사자격증에 대한 말이 나오자 “체육교육학과 공부가 굉장히 어려웠다. 신체해부학과인 줄 알았다”고 웃으며 “지금도 교사자격증은 집에 잘 보관하고 있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미 프로에서 특급 유망주로 기대가 모아졌던 대학 4학년 때 김 감독은 교생실습도 마쳤다. 처음에는 김 감독의 표현대로 ‘간’을 보던 불량학생들도 단 며칠 만에 복도에서 마주치면 90도로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은 “지금도 당시 만났던 학생과 연락을 하고 종종 본다. 고등학교 2학년과 대학 4학년으로 만나 나이차도 얼마 나지 않는다. 선생님 호칭이 불편해 지금은 형님, 동생 한다”며 웃었다.

프로선수가 됐고 프로감독이 된 후에도 교생실습 때 만났던 학생과 이어지는 인연, 그리고 제자가 ‘형님’으로 따르는 모습, 모두 김 감독의 특별한 힘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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