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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빠르게 퍼지는 콘텐츠, 그 비결은 ‘감정 터치’

입력 | 2017-04-20 03:00:00


생수회사 에비앙이 만든 ‘아기와 나’, 펩시의 ‘시험 운전’, 그리고 도브의 ‘진정한 미에 대한 자화상’과 같이 보는 이들을 웃기거나 반대로 울릴 수 있는 콘텐츠를 담은 동영상들은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구전 효과를 만들어낸다.

디지털 세상에서 공유 욕구를 부추기는 특별한 감정이 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연구팀은 ‘생리적 각성’을 일으키는 감정이 공유 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생리적 각성’은 의학적으로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된 상태다. 그리고 각성 상태를 높게 만들어주는 감정들로 바로 이 ‘웃게 만드는 감정’과 ‘울게 만드는 감정’이 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에는 매우 즐겁거나 슬픈 감정을 자극하면서 각성을 유발하는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고, B그룹에는 그렇지 않은 동영상을 시청하도록 했다. 이후 두 그룹에 모두 동영상과 관련 없는 기사를 읽도록 한 후 이 기사를 친구나 가족, 혹은 동료와 얼마나 공유하고 싶은지 물었다.

실험 결과 각성 상태에 있는 그룹 사이에서 기사를 타인들과 공유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각성 상태가 인터넷 세상에서의 공유 욕구를 활성화시켜주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성공적인 온라인 광고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해 보는 사람이 웃음을 터뜨리도록 했다. 웃음이라는 즐거운 감정상태가 생리적 각성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콘텐츠를 보고 난 후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감동을 주는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감정은 행동을 유발한다’는 유명한 명제에 과학적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우리는 생리적 각성을 유발한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그 이면에는 인간의 ‘소속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소속 욕구는 나와 타인 간의 사회적 관계를 끊임없이 확인하게 만든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고 타인과 공유하는 것도 이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재확인하고 공고히 하고 싶어서다. 디지털 세상에서 본인이 만든 콘텐츠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널리 퍼뜨리고 싶다면 감정을 건드리는 콘텐츠를 만들어야만 한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no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