삯바느질로 전투함 자금 모은 ‘해군의 어머니’ 해군 창설 내조… 한국군 첫 군가 작곡 6·25 직후엔 전사자 가족 생계 도와
1945년 11월 손 제독이 해군의 모체인 해방(海防)병단 창설을 주도해 초대 단장으로 부임할 당시 창설 과정을 묵묵히 도왔다. 손 제독이 1948년 창설된 해군의 초대 참모총장을 맡게 된 뒤부터는 해군을 위해 평생 헌신했다.
1946년 1월에는 해방병단 군인들이 일본 군가에 한글 가사를 붙여 부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한국군 최초의 군가인 ‘해방행진곡’을 작곡했다. 같은 해 10월엔 ‘바다로 가자’를 작곡했다. 두 군가 작사자는 모두 남편 손 제독이다.
6·25전쟁 기간에는 해군병원에서 해군·해병대 부상자들을 돌봤다. 1954년에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공장, 유치원, 식당 등을 지어 전사자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홍 여사는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군부인회를 조직해 전쟁고아, 해군병원 환자, 상이군경들을 위해 빨래와 밥을 해주고, 용변 보는 것까지 돌봐서 ‘해군의 어머니’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말했다. 홍 여사는 손 제독이 국방부 장관을 지낸 뒤 1957년 초대 서독대사로 부임하자 현지에서 ‘한국의 밤’ 행사를 여는 등 한국 문화를 유럽에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 신사임당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손 제독 100주년 생일을 맞아 해군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특20호.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21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다.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 내 장군묘역이다. 02-3010-2295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