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지저분해 보이는 신발, 廢소재로 만든 업사이클 제품들 편안한 매력에 예술적 가치 더해
버려진 쓰레기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예술이 되는 쓰레기 패션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패션디자이너 그레그 로런이 폐군복과 가방, 텐트 등을 활용해 만든 옷으로 가격이 수백만 원에 달한다. 사진 출처 그레그 로런 홈페이지
지저분한 데다 낡기까지 했다. 중고품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지만 엄연히 신상품이다.
요즘 ‘중고품 같은 신상품’, 즉 ‘쓰레기 패션’이 인기다.
최근에는 버려지거나 낡아버린 소재들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이 접목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업사이클은 오래된 재고 상품이나 낡아서 쓸 수 없는 제품 등을 가공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용도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얼룩이 묻어 있는 ‘골든구스’의 스니커즈(위)와 트럭 덮개 등을 재활용한 ‘프라이타크’의 가방. 사진 출처 골든구스·프라이타크 홈페이지
3년 이상 지난 이월상품으로 옷을 만드는 코오롱 FnC의 ‘레;코드(RE;CODE)’, 2030년까지 재활용과 지속 가능한 소재만으로 옷을 만들겠다는 글로벌 브랜드 ‘H&M’ 등 많은 브랜드들이 중고품 같은 신상품 대열에 뛰어들었다.
패션 디자이너들도 낡고 해진 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게리 하비는 버려진 청바지, 신문, 트렌치코트 등으로 드레스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여 년 전 새로운 천을 살 여유가 없어 이런 작업을 시작했다.
쓰레기 패션이 뜨는 것은 소비자의 욕구와 사회적 가치가 맞물린 결과다. 패션 디자이너 허환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고 신는 것부터 바꿔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쓰레기 패션 인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