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공기청정기’의 재료인 필터와 소형 선풍기. 필터를 소형 선풍기(Fan) 위에 끈으로 매달면 손쉽게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다. 독자 제공
‘DIY 공기청정기’의 재료인 필터와 소형 선풍기. 필터를 소형 선풍기(Fan) 위에 끈으로 매달면 손쉽게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다. 독자 제공
‘DIY 공기청정기’의 재료인 필터와 소형 선풍기. 필터를 소형 선풍기(Fan) 위에 끈으로 매달면 손쉽게 공기청정기를 만들 수 있다. 독자 제공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공기청정기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녀의 건강 때문에 마음 편히 창문을 열 수 없는 엄마들 사이에서 반응이 뜨겁다. 미세먼지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직접 만드는 일명 ‘DIY(Do It Yourself) 공기청정기’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차량용 에어컨 필터를 이용한 것이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초미세먼지(PM 2.5 이하)를 걸러줄 수 있는 차량용 필터를 소형 선풍기 앞에 끈이나 테이프를 붙여 매달면 끝난다. 여러 개의 필터를 창문에 이어 붙여서 환기할 때 미세먼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사용할 수도 있다. 필터 하나의 가격은 4000~5000원 선. 가격도 큰 부담이 없는 편이다.
온라인몰 G마켓에서도 올해 1월 1일~4월 18일 차량용 에어컨 필터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15%가 늘었다. 홍성준 G마켓 자동차공구팀 매니저는 “가정용으로 필터를 사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했다곤 볼 수 없다. 다만 가정에서 공기 청정용으로 쓰려고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수요가 생긴 건 확실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엄마가 모인 ‘지역 맘(mom) 카페’에서 DIY 공기청정기 제작 방법의 공유가 활발하다. 26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최모 씨(30·여)는 “2년 전 공기청정기를 샀지만 심해지는 미세먼지 탓에 올해 2월 처음 DIY 제품을 만들어봤다. 주변 엄마들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주제”라고 말했다. 고성능 헤파(HEPA)필터를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엄마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전문가들은 불안감이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저렴한 비용으로 공기청정 비법을 공유하며 문제를 해결하자는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라고 본다. 마스크 쓰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에 없는 정부에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 방법이 실제로 공기청정 효과가 뛰어난 지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공기청정기 업체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의 원리만 따라서 만든 것일 뿐 집진(集塵) 능력이 없어 공기 중의 다양한 오염물질을 제대로 정화한다고 보기 힘들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