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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감독의 ‘옥자’ 기대반 우려반

입력 | 2017-04-21 06:57:00

영화 ‘옥자. 사진제공|옥자SPC


600억 대작·칸 경쟁부문 진출 불구
동영상 스트리밍 ‘넷플릭스’서 투자
온라인·극장 동시개봉 극장들 난색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향한 대중의 기대와 업계의 부담이 교차하고 있다.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얻는 감독의 신작인데다, 브래드 피트가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제작비 600억 규모의 대작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낭보까지 보태지면서 올해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온라인 공개를 기반으로 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투자한 작품이라는 ‘특수성’으로 국내외 영화계로부터 기대와 부담을 동반한 시선을 얻고 있기도 하다.

‘옥자’는 넷플릭스 공개에 맞춰 6월 초 국내 극장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개봉 날짜와 상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한시적으로 극장에서 상영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 산골소녀 미자(안서현)와 거대동물 옥자의 여정을 그린 ‘옥자’는 5월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상당한 프리미엄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옥자’를 향한 시선에는 우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극장가의 미묘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태생적으로 온라인 공개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가 극장에서까지 동시에 개봉하는 것을 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과 함께 ‘영화계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관계자는 “‘옥자’를 향한 영화계와 관객의 기대치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극장 개봉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어 조심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최근 세계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한 넷플릭스는 날로 커지는 영향력을 통해 자사 제작 영화로는 처음 ‘옥자’와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를 동시에 이번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케 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에 프랑스극장협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넷플릭스 영화를 경쟁부문에 초청하면서 극장과 상의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의 극장 개봉과 온라인 공개를 까다롭게 구분 짓는 프랑스가 ‘옥자’로 대표되는 넷플릭스 영화의 역습에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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