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펀드회사 대표 지나 밀러, 의회승인 절차 이끌어내 스타로 이번엔 ‘영국위한 최선’ 단체 결성… “하드 브렉시트 반대 후보 지원”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가결 이후 “의회의 승인 절차 없이는 브렉시트를 추진할 수 없다”며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올해 1월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해 일약 스타가 됐다. 메이 정부는 이 때문에 3월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백서도 내야 했다.
밀러는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 총리의 조기 총선 발표 이후 즉각 ‘영국을 위한 최선(Best For Britain)’이란 단체를 결성했다. 브렉시트를 후회하고 있는 ‘리그렉시트’(후회를 뜻하는 ‘regret’과 탈퇴의 ‘exit’를 합친 조어) 진영의 선봉에 서서 2차 브렉시트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밀러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정부에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브렉시트를 하라’는 권한까지 주지는 않았다. 정부에 무제한적인 협상 권한을 주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메이 정부는 최종 협상 결과에 대해 의회가 브렉시트 거부권을 가지게 하는 건 EU 협상가들이 고의적으로 비우호적인 협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히고 있다.
밀러는 “조기 총선까지 시간이 너무 부족해 정당을 꾸릴 시간은 없다”며 “전략적이고 실용적으로 우리 뜻을 전할 후보를 밀겠다. 어느 당 후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 투표에서 잔류파에 많은 표를 던진 젊은층을 움직일 생각이고 이들에게 후보를 지원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캠페인 펀딩을 위해 개설한 사이트에는 하루 만에 4200여 명이 참여해 약 11만9000파운드(약 1억7370만 원)가 모였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