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박근혜 前대통령 지원 여부로 애국과 비애국 나눠 인사에 반영”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는지 여부로 ‘애국’과 ‘비애국’을 나누고, 이를 정부 인사에 반영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 기소) 등의 재판에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61)은 “김 전 실장은 평소 애국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조 전 수석은 “(애국이라는 표현은) 적극적 의미로는 선거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운 분들은 인사상 반영하고, 소극적 의미로는 상대편 진영은 배제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경제수석을 지냈다. 김 전 실장과는 2013년 8월부터 약 10개월간 함께 근무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실장은 애국을 빙자해 보수와 좌파로 편을 가르고, 박 전 대통령을 비호하며 일방적 지침을 그대로 따르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전 수석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검증할 수 있는 관료주의 기능을 마비시킨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권오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