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자 A29면에 ‘보스턴 마라톤 금녀의 벽 깬 여성, 50년 전 등번호 달고 다시 달렸다’라는 제목으로 70세의 노장 마라토너 캐서린 스위처 씨를 소개했다. 그는 50년 전인 1967년 성별을 속이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실격된 것을 계기로 여성들의 달릴 자유를 공론화하는 데 앞장섰다. 결승선을 밟은 뒤 “50년 전 보스턴 거리에서 일어났던 일은 내 인생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오늘 레이스는 지난 50년을 축하하는 의미였고, 다가올 50년은 더 나을 것”이라고 밝힌 그의 소감이 무척 인상적이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마라톤이 금녀의 성역이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당시 여성들에게 마라톤 출전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가 ‘여성이 마라톤을 하면 다리가 굵어지고, 가슴에 털이 나며, 생식 능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헛웃음이 난다.
어쩌면 우리 인간사는 불공정과 기득권에 맞서 싸우며 보통 사람의 영역을 시나브로 넓혀 나가는 투쟁 과정이 아닐까 한다. 기사를 읽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입에 들어선 지금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금기와 높은 장벽을 고수하고 있는 게 아닌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정진우 우석대 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