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진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이사
김은 작년에 90여 개국에 3억5000만 달러어치가 수출되었다. 금년 1분기에는 벌써 1억 달러 수출을 넘어섰다. 20피트 컨테이너로는 약 1만7000개, 매일 컨테이너 46개 분량의 김이 수출된 셈이다. 미국 코스트코 매장 400여 곳에서 소비되는 한국산 김만 해도 1년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이 훨씬 넘는다.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 김 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런 애물단지가 오늘날 효자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수출 지원 확대를 통해 국내 가격 안정에 힘써 왔다. 미국 CIA요리학교와 협력해 새로운 김 요리 레시피를 만들어 보급했고 김 수출협의회를 결성했다.
2007년 이후 김 수출은 연평균 21.8%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했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40%를 수출함으로써 수급 균형을 이루어 냈다.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김 양식 어가의 소득도 향상되었다. 김 생산 어가의 평균소득은 7600만 원 수준이지만 1억 원을 넘는 어가도 수두룩하다.
업계에서는 김을 ‘수산물의 반도체’라 칭한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향후 10억 달러 수출을 바라보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특별한 날이면 참기름을 발라 소금을 뿌린 후 연탄불에 살짝 구운 김을 식탁에 올리셨다. 형제가 주렁주렁 많던 시절이라 넉넉지 않은 양을 한 장씩 배급하듯 나눠 주셨다. 꿀맛처럼 맛보던 아련한 추억의 김이 이제는 외화벌이 식품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전남 완도에서 국제해조류박람회가 개막되었다. 이 행사에서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11개국 100여 명을 초청하여 수출 상담회를 실시한다. 김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해조류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계인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길 기대한다.
백진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