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서밋 2017 서울이 막을 올리기 하루 전인 21일 에픽게임스 코리아의 본사에 반가운 손님들을 만났다. VR(가상현실)게임인 '로보리콜'을 개발한 핵심개발자 3인인 닉 와이팅, 닉 도날드슨, 제롬 플래터스가 그 주인공.
닉 와이팅은 '로보리콜'의 전신이라 부를 수 있는 '불릿트레인'의 개발에도 참여한 데크니컬 디렉터이며, 닉 도날드슨은 '로보리콜'의 디자인 리드다. 마지막으로 제롬 플래터스는 에픽게임스의 VR프로젝트 리드 아티스트 겸 아트디렉터로, 에픽게임스 입사 전에는 영화 등 다양한 시각효과 산업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한국을 방문한 이들 3인과 현장에서 '로보리콜'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에픽게임스 VR게임 로보리콜 개발자 왼쪽부터 닉 와이팅, 닉 도날드슨, 제롬 플래터스 (사진=게임동아)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전문이다.
Q.로보리콜의 다른 플랫폼 이식이 불가능한가.
A.'로보리콜'은 '불릿트레인' 테크 데모를 기반으로 15여 명의 팀이 개발한 작품이다. 그리고 아직은 VR 게임으로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시중에 깔린 디바이스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게임을 판매하는 것으로는 수익 창출이 힘들다고 봐서 오큘러스 펀딩을 받아서 오큘러스로 출시했다.
Q.VR 플랫폼으로 '로보리콜'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A.불릿트레인을 만들 때도 많은 적이 나오고, 이를 물리치고, 날아오는 총알 등을 잡는 동작을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번에는 로봇을 들도 아예 잡아 뜯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상호작용이 더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용 터치 컨트롤러를 효과 적으로 활용해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VR 게임이라서 사용자가 멀미를 느끼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고, 이를 위해 텔레포트 등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준비했다.
에픽게임스 VR게임 로보리콜 개발자 닉 도달드슨 (사진=게임동아)
Q.VR 게임을 개발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A.모니터로 보는 게임을 작업하는 것과 다르다. 가상현실 안에서 보여지는 디테일을 세심하게 구현해야 했고, 내가 정말 그 안에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모델링을 담당하는 친구 한 명은 자신이 작업한 결과물을 VR에서 1:1 사이즈로 본것에 대해서 매우 놀라워했고, 앞으로는 VR이 아닌 작업을 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모니터로 모드냐 자신의 눈앞에서 보느냐의 차이는 크다. 마치 콘서트를 TV로 보는 것과 직접 가서 보는 것의 차이다.
Q.로보리콜 모드 킷을 활용해서 실제 개발 작품도 나오는가?
A.스타워즈 모드가 나와 있고, 실제 보행 이동 시스템을 도입한 경우도 있다.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는 모드도 개발됐다. 물론 이러한 것은 우리도 생각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나오는 것을 더 긍정적으로 본다. 우리는 최대한 이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A.기술을 개발하면서 이해도가 부족하면 게임을 제대로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엔진도 개발하고 게임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엔진에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안다. 이를 많이 추가하고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블루프린트 기능을 활용해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험을 해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에픽게임스 VR게임 로보리콜 개발자 닉 와이팅 (사진=게임동아)
Q. 컨트롤러 없이 맨손으로 조작할 수 기술도 있다. 이를 고려해본 적은 없나?
A. 오히려 손에 아무것도 쥔 게 없으니 느낌이 더 안 났다. 컨트롤러를 손에 쥐는 편이 뇌가 착각해서 진짜 총을 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에 진동 기능 등이 있어 더 도움이 된다고 본다. 물론 더 좋은 컨트롤러가 나와야할 필요는 있다고본다.
Q. 향후 업데이트 계획은?
A. 일단 게이머들의 피드백에 기울이고, 컷 신을 건너뛰는 것 등의 간단한 업데이트부터 메이저 업데이트 등을 준비 하고 있다.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유명한 파트너와 하는 것도 있으며, 한국어를 비롯한 현지화도 진행 중이다. 또 중요한 것은 모드 킷으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커뮤니티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
Q. 추가 DLC 등으로 근접공격 모션 등을 추가할 계획은 없나?
A. 일단은 유료화 계획은 없다. 커뮤니티에서 직접 시도하는 것을 장려한다. 앞으로의 자세한 계획은 파트너사와 조율해서 나가는 쪽으로 한다. VR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것이고, 또 만들어 내야 한다.
에픽게임스 VR게임 로보리콜 개발자 제롬 플래터스 (사진=게임동아)
Q. 제롬의 경우 영화와 게임을 모두 겪었다. 차이가 있다면?
A. 영화는 한 장면을 구성할 때 그 화면에만 모든 것을 넣으면 된다. 하지만 게임은 카메라의 시점이 자유롭다 보니 전체적인 디테일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영화의 경우 렌더링 작업 결과물을 보려면 적게는 10시간에서 20시간 정도 필요했는데 게임은 11밀리 세컨드면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용하는 툴은 맥스나 마야 등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게임을 디테일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로보리콜의 경우 실제 배경이 된 도시에 비해 너무 깨끗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A. VR은 마법과도 같다. 지금까지는 물론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 페이스북마저도 향후 10년간은 수익을 내기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를 내다봐야 할 시장이라고 본다. 콘솔 게임 시장과도 비슷하다. 콘솔이 처음 나오면 콘솔 기기를 사야 할 만큼 매력적인 게임이 초반부터 등장하기는 어렵다. 몇 년이 지나면 콘솔을 사야 할 만큼 매력적인 게임이 등장하는데, VR도 이런 게임이 등장할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게임 외에도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많이 사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모델하우스를 건축하는 것보다 VR로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훨씬 비용적인 측면에서 저렴하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