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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1분기 깜짝 실적

입력 | 2017-04-24 03:00:00

순익 1년만에 22% 증가 2조2818억…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수익 늘어
일각 “손쉽게 돈벌어… 서민 피해”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올 1분기(1∼3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자산 매각 등 일회성 요인에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은행 4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281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8660억 원)보다 22.3%(4158억 원) 늘었다.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매각 및 이연법인세 효과(1580억 원), 우리은행의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 매각(세전 1706억 원) 등 일회성 이익의 효과가 컸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이자수익 증가, 리스크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 등으로 순익이 약 900억 원 늘었다.

은행들의 이자수익도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였지만 NIM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은행 4곳의 1분기 NIM은 1.44∼1.66%로 전 분기 대비 0.04∼0.07%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1조26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신한은행도 9.8% 증가한 1조1697억 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이자이익도 각각 4.1%, 1.0% 증가했다.

NIM이 개선된 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축소 방침을 계기로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는 지난해 12월 연 3.29%에서 올 2월 연 3.38%로 올랐다. 같은 기간 예금금리(6개월∼1년 미만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는 연 1.63%에서 연 1.50%로 내렸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를 내리는 영업을 이어가는데도 시중 자금은 여전히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부동자금이 지난해 말에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NIM 개선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은행들이 손쉽게 이자수익을 올리는 데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등 손쉬운 이자수익에만 매달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jaj@donga.com·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