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거친 뒤 실적 호조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미래에셋으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인수 효과를 봤다. 미래에셋 시총은 100.6% 급증했다. 두산은 구조조정 효과로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1986% 폭증한 데다 두산밥캣 상장 등으로 시총이 84.4% 불어났다. 현대중공업과 포스코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끝에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총이 각각 69.9%, 56.3% 늘었다. 이어 삼성(33.8%), SK(30.1%), LS(29.5%), 대우건설(27.0%), 대림(25.9%), 에쓰오일(22.1%), 한국타이어(21.8%), GS(17.0%), 롯데(14.0%) 등도 시총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조사 대상이 된 3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총 969조9142억 원으로 지난해(817조315억 원)에 비해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0.4%의 약 두 배에 이른다. 이 같은 선전은 실적 호전 덕이다. 3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2조25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6%(18조1527억 원) 늘었고 매출액 역시 4.2%(61조2511억 원) 늘었다.
글로벌 경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2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경제주평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달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가 견고한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과잉설비 축소로 이익구조가 개선되며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유로존도 실업률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용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본도 올해 2월 실업률(2.8%)이 1994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시장도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수출 회복이 관건인 가운데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 덕분에 직간접적으로 생긴 일자리는 모두 408만 개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날 ‘수출의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2624만 명 중 약 15.5%를 수출산업이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이 현재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혜정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면 앞으로도 수출에 의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한국이 주요국 수출시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대응책과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