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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국민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입력 | 2017-04-24 03:00:00

대선 후보 5인이 추천하는 ‘책 5’




《 “지금 이 땅의 국민들과 널리 함께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가?”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2017년 대선 후보 5인에게 던진 질문에 후보들은 각각 사회, 역사, 산업, 종교, 노동 분야의 책을 한 권씩 추천했다. 한국출판인회의 김한청 기획위원장은 “타인에게 권하는 책은 개인의 평소 생각과 소신을 또렷이 전해 준다. 유권자에게는 각 후보가 내건 여러 정책 방향의 뿌리를 살필 좋은 판단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사회운동가 리영희 씨(1929∼2010)가 1974년 펴낸 ‘전환시대의 논리’(창작과비평사)를 꼽았다. 2011년 발표한 저서 ‘운명’에서도 이 책을 언급했던 문 후보는 “대학 시절 이 책을 읽고서 내가 상식이라 믿었던 많은 것이 실은 우물 안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시대가 그어 놓은 생각의 울타리를 넘어 새 시대의 정의와 가치를 상상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를 추천하며 “내가 살아가며 실천해 온 모든 처세술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다름 아닌 내 ‘인생의 책’이라 꼽을 만하다”고 답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한 소설 삼국지는 이문열(민음사) 황석영(창작과비평사) 씨의 두 번역본이 국내 도서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혜가 담긴 책으로 언제나 널리 읽혀 온 스테디셀러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공동 저술한 ‘축적의 시간’(2015년·지식노마드)을 선정했다. 공학 분야 석학들이 한국의 미래 산업을 위해 던진 제언을 담은 이 책에 대해 안 후보는 “남들의 성취를 빠르게 따라잡아 온 우리 산업의 성장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다. 이제는 남이 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들 때다. 이 책에는 ‘시행착오 경험이 쌓여야만 새로움을 설계할 역량이 생긴다’는 깨우침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4년 방한 직전 국내에 출간된 저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21세기북스)을 권했다. 가난과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종교지도자로서의 사명감과 이를 위한 개인적 수행, 교회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 책이다. 유 후보는 “불교 신자인 내게도 큰 공감과 교훈을 선사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 한 교황의 의지를 따르고 싶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부동산 전문가 선대인 씨가 지난달 낸 신간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를 추천했다. 기술 발전이나 노동의 관점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 사회의 경제 구조에 대한 전반적 분석을 바탕으로 미래의 일자리 변화를 전망한 이 책에 대해 심 후보는 “곧 도래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무엇보다 ‘사람’을 중시해야 노동자의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