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특별전
1897년 선혜청 창내장 개설 효시… 광복 후엔 ‘도깨비시장’으로 명성

이탈리아 외교관 카를로 로세티가 1900년대 초반 숭례문 근처에서 촬영한 ‘선혜청 창내장’. 창내장은 현 남대문시장의 뿌리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 남대문시장의 전신으로 조선 말기인 1897년 개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도심 상설시장 ‘선혜청(宣惠廳) 창내장(倉內場)’을 촬영한 모습이다. 예나 지금이나 서울 중심부에 자리 잡은 남대문시장은 늘 인파로 붐볐다. 현재 남대문시장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40만 명. 1만 개 점포에서 1700종의 상품을 팔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올해 남대문시장 개장 120주년을 맞아 남대문시장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창내장이 생기기 전 남대문(숭례문) 부근에선 아침시장(조시·朝市)과 도성 밖 칠패(七牌)시장이 열렸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상인들이 남대문시장을 인수한 중앙물산의 횡포에 맞서 상인연합회를 구성했다. 광복 이후에도 6·25전쟁과 잇단 화재로 남대문시장은 평탄치 않은 세월을 겪었다. 휴전 직후 남대문시장은 미군 군수품이 활발히 거래돼 ‘양키시장’ ‘도깨비시장’으로 유명해졌다. 1980년대 들어 이른바 ‘남싸롱’ 또는 ‘남문패션’으로 불린 숙녀복이 핵심 품목으로 부상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