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신욱이 23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김신욱은 최근 3경기 연속골로 시즌 4골째를 기록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올 시즌 4골 중 헤딩골 단 1골 뿐
포항전 김보경 패스 오른발 슛으로 골
이동국 발리슛·에두 장점 배우기 혼신
“득점도 습관, 감각 높이고 있다” 자신감
슈틸리케 ‘플랜B’ 벗어나기 만반 준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의 골잡이 김신욱(29)의 고공비행이 계속되고 있다.
누구나 김신욱이 위협적인 스트라이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전북을 만나는 상대팀은 ‘김신욱 봉쇄법’을 집중 연구한다. 그러나 알고도 막을 수 없다. 좀처럼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페이스도 아주 빠르다. 클래식 33경기에서 7골·2도움에 머문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빠르게 씻어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K리그 최장신(197.5cm)을 자랑하면서도 온 몸을 무기 삼아 상대 골망을 흔든다. 단순히 ‘제공권’에만 강한 것이 아니다. 헤딩골은 8일 강원FC와의 원정경기(1-1 무)가 유일하다. 나머지 3골은 모두 오른발로 뽑았다. 그것도 전부 후반전에 나왔다. 그렇다고 특별한 ‘쇼타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팀으로선 후반 7분 이후부터 추가시간까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전북 김신욱. 스포츠동아DB
전북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김신욱을 영입하면서 선수들의 선입관을 바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변 동료들이 장신 원톱의 머리를 타깃 삼아 습관적으로 볼을 띄우기 때문이다. “밑(발)이 아주 강한 스타일이다. 아무리 공중볼에 강하더라도 2∼3명이 함께 경합해주고, 또 다른 인원이 리바운드 볼을 기다릴 때는 이겨낼 수 없다. 단순한 ‘헤딩노예’로 기용할 생각은 없다.” 물론 지금도 다급해지면 벤치가 가장 싫어하는 장면들이 자주 연출된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빈도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오직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만이 대책 없는 ‘장신=공중볼’이란 등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훈련이 혹독하기로 정평이 난 전북에서도 ‘훈련광’으로 통하는 김신욱은 요즘 경기 후 회복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현저히 떨어지는 체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렸다. 몸무게도 5∼6kg 가까이 감량했다. 오직 제공권 다툼을 위한 대표팀의 ‘플랜B’에서 벗어날 만반의 태세를 착실히 갖추고 있다.
김신욱은 “득점도 습관이다. 감각을 높이고 있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 몸 관리도 최대한 철저히 하고 있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잘 맞는다. 홀로 찬스를 만드는 부담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