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왕조의 몰락이 심상치 않다. 전력 약화에 비해 보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0경기에서 단 3승만을 거두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 100패 가능성까지 보이는 삼성에 해결책이 필요하다. 21일 대구 NC전에서 심각한 얼굴로 경기를 보는 삼성 선수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왕조의 몰락이 심각하다. 삼성이 20경기를 치르면서 단 3승(2무15패·승률 0.167)에 그쳤다. 1982년 팀이 창단한 이후 개막 20경기에서 2할도 되지 않은 승률을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타 팀과 비교하면 더 암담하다. 1위 KIA와 10게임으로 벌어졌다. 공동 3위 LG·SK·kt와도 7경기차다.
어느 정도 예고됐던 부진이다. 2011시즌부터 5시즌 연속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세대교체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박해민 구자욱 정도가 두각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전력 이탈은 계속 이뤄졌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임창용(KIA), 안지만(방출), 차우찬(LG), 최형우(KIA), 박석민(NC), 채태인(넥센) 배영수, 권혁(이상 한화) 등 왕조를 구축하고 있었던 핵심투타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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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투타
그나마 선발진과 불펜진이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선발진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못 올리고 있다. 매 경기 분전하고 있지만 잘 던지고 승을 따내지 못하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발진이 호투하다보니 팽팽한 승부가 많아지면서 필승조 가동이 잦다. 악순환이다. 지난주만 해도 경기 중반까지 동점 상황이 이어져 팀 내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야했다. 수술 후 복귀한 장필준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백정현 권오준 김승현은 벌써 10경기 이상 등판했다. 23일 대구 NC전에서는 3-6으로 뒤진 9회 마무리 심창민이 공을 던졌다. 김시현 이수민 등은 아직 신인급임에도 반드시 잘 던져야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
삼성 러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구단 차원에서 돌파구 마련해야
삼성 김한수 감독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2군에서 올릴만한 기대주가 없다. 몸이 완벽하지 않은 박한이를 1군으로 올려 공격의 물꼬를 틀려고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하다. 김상수는 부상이 장기화했다.
이제는 구단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심타선 역할을 해줘야 할 러프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빠른 결정을 내려야한다. 그가 2군에 갔다가 환골탈태한 두산 닉 에반스처럼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전력 강화를 위해 최근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진행한 트레이드도 하나의 방법이다.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현장의 책임이지만 전력 보강은 구단의 역할이다.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하지 않으면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최초의 100패 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최저 승률0.188(15승65패)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