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가클럽 주최 강연서 역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23일 허난 성 정저우에서 열린 중국기업가클럽 주최 강연에서 인터넷이 미래 직업 환경에 미치는 변화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진 출처 허난상보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23일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 국제회의중심에서 중국기업가클럽 주최로 열린 ‘분화와 진화, 경제의 신동력을 찾아서’ 주제의 연차 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역설했다.
마 회장의 강연 제목은 ‘앞으로 30년은 누가 차지하나’였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의 등장으로 급변할 직업 환경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 집중됐다. 국내외에서 참석한 기업인과 대학생 등 1100여 명이 약 30분간의 마 회장 강연에 매료됐다고 현지 다허(大河)보와 허난상보가 전했다.
마 회장은 “앞으로 30년간 인류는 인터넷 때문에 기쁨보다는 고통이 많을 것”이라며 “앞으로 30년은 인터넷 회사가 아니라 인터넷을 잘 쓰는 회사의 것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의 발달에 대해 경계심도 나타냈다. 그는 “AI와 로봇 도입으로 인한 자동화로 인간 수명은 길어지지만 일자리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기계는 인간이 하지 못하는 일만 해야 하며, 이 방법을 통해서만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대신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화될 환경을 이끌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그는 “CEO는 미래의 기회와 미래의 재난 두 가지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회를 보지 못하면 직원을 바른 방향으로 격려할 수 없고, 재난을 못 보면 충분한 준비를 못 한다는 것이다. CEO는 모두가 걱정할 때 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모두가 들떠있을 때 다가오는 그림자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미래 직업 환경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날 분야로 판매, 제조, 금융, 기술, 에너지 등 다섯 분야를 들었다. 특히 전통 은행 산업은 기존의 ‘2 대 8’에서 ‘8 대 2’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 은행 체계는 20% 고객(대기업, 국유기업, 부유층)에게 서비스를 잘해서 80%의 이윤을 올리는 시스템이지만, 앞으로는 80%(기존 금융에서 소외된 대중)에게 잘 서비스해서 20%의 이윤만 얻어도 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