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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달콤한 文-安 복지공약, 200조 원은 누가 내는 돈인가

입력 | 2017-04-26 00:00:0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0여 개 공약을 실천하는 데 연간 35조6000억 원이 필요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53개 공약 이행에 연 40조9000억 원이 든다고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밝혔다. 두 후보가 공약을 이행하려면 5년 동안 200조 원가량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복지공약과 공공부문 일자리, 주거 등에 들어가는 돈이 문 후보의 경우 전체 공약의 80%, 안 후보도 50%나 된다.

이마저도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한 것이어서 공약을 제대로 지키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노인 70%에게 기초연금 30만 원을 지급할 경우 8조2252억 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이 절반인 4조4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계산했고, 안 후보는 항목별 예산을 밝히지도 않았다.

문 후보나 안 후보가 자기 돈을 쓰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세금을 늘리면 당장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것이고, 국채를 발행한다면 미래 세대들이 두고두고 갚아야 할 돈이다. 하지만 정작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있다. 국민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얼마나 되고, 어디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조목조목 밝혀야 하는데 공약집 어디를 살펴도 그런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문 후보는 재정지출 절감으로 18조4000억 원을 조달하겠다고 하면서도 기존 사업에서 어떤 부분을 얼마나 줄일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안 후보도 비과세·감면 정비와 세출 구조조정 등 재정개혁, 공평과세로 재원을 마련한다지만 슬로건 수준밖에 안 된다. 사병 월급을 최저임금의 40∼50%까지 높일 경우 최소 연 2조 원이 들고,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하는 데도 1조5000억 원이 소요되지만 두 후보 공약엔 예산에 대한 언급도 없다.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에 국민들이 현혹돼선 안 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