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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윤 “박근혜 前대통령 굉장히 외로워해”

입력 | 2017-04-26 03:00:00

‘비선 진료’ 김영재 원장 재판 증인출석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57)의 부인 박채윤 씨(48·구속 기소·사진)가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얽힌 다양한 비화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김 원장과 박 씨의 2차 공판에서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했고 바깥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며 “14차례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내밀한 가족사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고 밝혔다.

이날 박 씨는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전 대통령의 개인적 고민 등을 나누며 소소한 부분들을 챙겨줬다”고 말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여성으로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얼굴 흉터 등에 대해 상담을 했다”며 “화장품이나 치약, 샴푸 등 일상용품 등 생활용품을 보내드리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주변에서 (여성인 대통령을) 잘 못 챙겨준다고 느낀 적도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여성적 성격 탓에 요구하지 못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박 전 대통령의 얼굴에 멍이 들거나 보톡스로 비대칭이 되는 등 문제가 생기면 남편인 김 원장을 불러 간단한 시술 내지 처치를 해줬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과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가장 믿었고 따르던 사람이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를 시해한 사실도 말하는 등 마음 아픈 이야기하면서 증인(박 씨)과 기도하며 함께 울기도 했지요’라고 묻자 박 씨는 “그때 힘들어하시기도 했고, 그 상황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제가 물어 보기도 했다”고 답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부모님을 잃은 뒤 위가 안 좋고 소화기관이 안 좋아 밥을 잘 못 먹는다’고 혼자 밥을 먹는 이유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단둘이 침실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가족사를 들으며 아픔을 나누기도 하고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등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지원해준 데 대해 박 씨는 “사업과 관련해 부탁드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요청해 특허 분쟁 관련 자료를 한 차례 준 적 있다”며 “대통령이 관심이 많으셔서 물어보면 대답해 드리는 정도였다. 박 전 대통령 성격을 알기 때문에 결례라 생각해 (사업 문제를) 부탁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이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성형 시술을 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박 씨는 청와대 이영선 행정관(38)에게서 “청와대에서의 일을 얘기하면 안 된다. 휴대전화도 버려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박 씨는 “(침묵하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의리이자 예의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남편 김 원장이 지난해 12월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한 적이 없다’고 위증을 한 데 대해 박 씨는 “김 원장이 대통령에게 시술한 적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세월호 7시간’까지 김 원장의 책임으로 돌아가고 아들들이 평생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시술한 적이 있다고) 얘기하면 안 된다고 남편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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