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박근혜 前대통령 기소때 명단 첨부 정호승-황현산 등 ‘예술위 위촉불가’… 강은교-박범신 등 48명 ‘불온 작가’ 정부 비판한 영화감독-극단, 예술영화 지원사업서 배제돼
청와대가 ‘민간단체 보조금 TF’ 등을 통해 배제 대상으로 관리한 문예계 인사는 8000여 명, 단체도 300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특수본의 수사 결과 피해가 확인된 사례는 문화·예술인 142명을 포함해 총 374건에 달했다.
○ 문단의 거물들 ‘불온 인사’로 낙인
출판진흥원의 우수도서 보급지원 사업인 ‘세종도서’ 선정에서도 지난해 맨부커상 수상자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공지영 수필집 ‘수도원 기행’, 이재무의 시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등 문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 빠졌다. 이들 작가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 야당 인사 지지 의사를 표명했거나 제주해군기지, 세월호 참사, 5·18민주화운동, 제주 4·3항쟁 등의 문제에 진보적 색채를 보였다는 게 지원 배제 이유였다.
○ “블랙리스트는 밉보인 단체 찍어내는 도구”
블랙리스트에 올라 예술위 공모 사업에서 배제된 공연·예술단체는 총 107곳이다. 이 가운데 37곳은 ‘배제 대상’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실제로 여러 사업에서 연거푸 탈락했다. 극단 하땅세는 무려 14차례나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됐으며 전통연희단 잔치마당(12회), 연희단거리패(8회), 그린피그(6회) 등 극단들이 집중적인 피해를 봤다. 특수본 관계자는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본 극단 중에는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 아닌 곳도 다수 있다”며 “블랙리스트는 일관된 기준 없이 정권에 밉보인 예술단체를 찍어내기 위해 작성된 명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