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7/대선 D-13]‘反文 후보 단일화’ 현실성은

① 안철수 포함 ‘3자 단일화’?
바른정당이 제안한 ‘3자 단일화’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반문연대’다. 안 후보와 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가운데 반문 단일 후보를 세워 사실상 문 후보와의 양자 구도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현재로선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한국당까지 포함된 3자 단일화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후보가 ‘우클릭’을 강화해 보수표 확보에 주력하면 반작용으로 호남표의 이탈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호남을 버린다는 생각을 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이 점이 3자 단일화 성사의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보수표를 흡수하려면 호남 민심의 일부 이탈은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② 홍준표-유승민 ‘보수 대통합’?
홍 후보가 주장한 ‘보수 대통합’은 범(汎)보수 후보 간 단일화를 말한다. 홍 후보를 비롯해 유 후보, 새누리당 조원진,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가 대상이다. 이미 홍, 조, 남 후보는 단일화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안 후보를 포함한 3자 단일화가 불발된다면 한국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를 두고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보수 분열의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명분 쌓기를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홍 후보와의 단일화에 유 후보의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이다. 유 후보는 24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후보도 모르게 지도부가 홍 후보 측과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는 게 섭섭하다”면서 ‘단독 완주’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한다. 다만 바른정당 의원 대부분의 찬성으로 홍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 유 후보가 전격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도 “3자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문 후보를 이기기 쉽지 않기에 3자 단일화가 아닌 다른 단일화를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③ 안철수-유승민 ‘중도-보수 단일화’?
바른정당에는 ‘도로 새누리당’에 대한 거부감으로 홍 후보 대신 유, 안 후보 간 ‘중도-보수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홍 후보와의 단일화는 백기투항으로 비치기 때문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단일화 대상은 안 후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내부에도 바른정당과의 연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있다. 문 후보를 맹추격하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며칠 새 눈에 띄게 빠지며 단일화를 통해 ‘문재인 독주 구도’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한국당을 포함한 단일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도 적다. 안 후보는 현재 자강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