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수칙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이 쓴 ‘평양의 영어선생님’(영어판 제목 ‘Without you, there is no us’)에 나온다. 수키 김은 영어 교수로 6개월간 지낸 경험을 ‘잠입 저널리즘’ 형식의 책으로 펴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이 대학을 둘러싼 유·무형의 제약은 크게 나아졌을 것 같지 않다. 수키 김은 ‘평양에서 사는 것은 어항 속에서 사는 것과 같다’며 내내 극도의 긴장감을 느꼈다고 했다. 유서를 써놓고 왔다는 외국인 교수도 책에 등장한다.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까지 동원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북한이 평양과기대 교수 80여 명을 인질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미 이 대학에서 강의했던 토니 김 전 연변과기대 교수가 체포됐다. 한국계 및 외국인 교수들은 힘들고 낯선 환경에서도 동포애와 신앙심에 의지해 정보통신 농생명 금융경영 분야의 전문가들을 길러내고 있다. 만약 이런 교수들을 방패막이로 삼는다면 북한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비난 앞에 무슨 변명을 할 것인가.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