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용의. 스포츠동아DB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네가 김태균이 되고 싶으면 김태균처럼 훈련해서는 안 된다고….”
LG 김용의(32)는 올 시즌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다. 27일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270, 2타점, 2도루에 그치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누구보다 김용의의 부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용의가 지난 시즌 좋은 경험을 하면서 더 잘 할 줄 알았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실 양 감독보다 답답한 이는 아마 본인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그 꽉 막힌 답답함이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김용의는 27일 잠실 SK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2번타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등 최근 선발출장한 5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진 않지만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LG도 이형종과 김용의로 이뤄진 테이블세터가 가동되면서 출루율과 기동력이 동시에 살아나는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
LG 김용의. 스포츠동아DB
김용의가 이토록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리는 이유가 있다. 그는 “몇 년 전에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빼어난 실력을 가졌고, 연봉도 가장 많이 받는 타자(현재는 롯데 이대호)다. 그 선수를 따라잡으려면 그 선수만큼 훈련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라며 “‘김태균처럼 훈련해도 되는 선수는 리그에 류현진밖에 없다’고 했다. 나 같은 선수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죽기 살기로 훈련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깨달음을 얻은 김용의는 더욱 이를 악물었다. 하루쯤 쉬고 싶은 날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밤늦게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서 씻고 누우면 새벽. 새벽에 잠들어 야구장에 일찍 나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주일 중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월요일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야구를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흘린 땀방울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매번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