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코리아, 국내로 떠나요/2부]<9·끝>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 만들자
최근 지인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모 씨(53)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식당에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일행이 비상금을 탈탈 털어 겨우 식사대금을 지불했지만 기분은 개운치 않았다. 게다가 식당 입구의 카운터에는 카드 단말기가 버젓이 놓여 있었다. 김 씨는 “국세청에 탈세 신고를 할까 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이후 여행길도 불쾌한 감정 때문인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한 번 찾은 관광지를 다시 찾도록 만드는 서비스 품질의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역 관광 종사자의 친절성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49점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 결과 국내 관광지 재방문 의향은 5점 만점에 3.42점에 불과했다.
정부도 국내 관광 서비스 개선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국가인증제도인 ‘한국관광품질인증제(Korea Quality)’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국의 음식점, 숙박시설, 쇼핑시설 등을 대상으로 암행평가와 면담·현장평가를 해 인증 성적을 매길 계획이다. 육경은 한국관광공사 관광인증팀 차장은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 업체를 인증하고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선진 관광지를 알린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제도”라며 “앞으로 국내 관광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개선을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