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증세 논쟁]의회 통과땐 한국보다 9%P 낮아 민주당 “재정적자 대책 없어” 반대… 기업 반발에 국경세 신설은 빠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함께 이런 내용의 세제개혁안을 발표한 뒤 “이는 미 역사상 최대의 감세 조치이자 세금 개혁”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3%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세금 개혁) 틀을 잡았다”고 밝혔다.
‘송환세 인하’라는 새로운 희소식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했다. 해외에 많은 현금을 보유한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경제전문 CNBC방송은 “법인세 인하는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었고, 송환세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이날 주식시장 상승세가 주춤한 건) 그렇지 못했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세제개혁안에는 개인소득세 과세구간은 현재의 10%, 15%, 25%, 28%, 33%, 35%, 39.6% 등 7단계에서 10%, 25%, 35% 등 3단계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서도 공화당은 “간소할수록 최고의 세제”라고 환영했지만 민주당은 “결과적으로 부자들만 감세 혜택을 누리고, 부자들을 위한 ‘조세 구멍’만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수입품엔 과세하고 수출품은 면세 받는 내용의 국경조정세 신설안은 이번 개혁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므누신 장관은 “현재로선 국경조정세가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앞으로 하원과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내 수입업체와 외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만드는 제조업체 등의 반발에 따른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날 세제개혁안은 ‘기업의 조세 부담을 크게 낮춰 투자와 일자리를 늘린다’는 구상을 담았지만 대규모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과 재정적자 확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당론으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감세 방안은 (여당인) 공화당과 그 지지자들이 가장 기대하던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기도 하다. 조세개혁안의 의회 통과와 실현 여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적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