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언어 능통 ‘세계문화전문가’ 조승연 씨
조승연 작가는 언어 공부로 하루를 시작한다. 조 작가는 “매일 아침 휴대전화를 끈 채 중국어와 일본어 공부를 하고, 오전 시간은 책을 읽는 데 투자한다”며 “아무리 바쁘더라도 ‘외롭고 심심한’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프랑스 대선판의 변화 등 기존의 가치관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서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에선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하는 철학 등 인문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요. 우리나라 역시 머지않아 인문학의 시대가 도래할 겁니다.”
50만 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공부기술’ 등 20여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이자 tvN ‘어쩌다 어른’과 MBC ‘마이리틀 텔레비전’ 등을 통해 해박한 인문학 지식을 전달해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으로 잘 알려진 방송인 조 씨. 7개 국어를 구사해 ‘언어천재’로도 불리는 그는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유학하면서 각국 언어를 배우고 역사 문헌을 찾아보면서 독일어와 라틴어, 중국어를 익혔다고 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대박’이 오히려 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세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왔지만 흥청망청 썼습니다. 곧 신기루처럼 사라졌어요. 남은 돈으론 혼자 뉴욕의 단칸방에서 책을 읽는 것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그때 읽은 많은 책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역사와 철학 등 다양한 인문학에 능통해 ‘세계 문화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책의 힘 덕분”이라고 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시력이 좋아지는 새로운 안경을 쓰는 느낌이에요. 통념을 뒤집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들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지식의 배경이다.
인스턴트 인문학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그는 “그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통 철학을 연구하는 분들보단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과거 철학자의 딱딱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당시 시대 상황과 문화에 대한 정보를 덧붙여 전달하면 사람들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고 쉽게 공감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읽고, 쓰고, 말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처럼 재밌게 문화생활을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욕심이 있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청년들과 함께 대화하고 강연하고 싶어요.”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